직접 사용 후기

얼떨결에 시작한 나의 금연 일기 (흡연기간 : 16년) / 첫째주

이불변응만변 2019. 11. 1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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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11월1일

목이 점점 부어오르는 느낌이다

담배를 많이 펴서 니코틴 과다 흡입으로 목이 붓는 기분인데..

가슴도 조금 답답한듯 하고..

기분탓인가? 아님 몸에 적신호가 들어온것인가?

요즘 액상담배 뉴스에 많이 나오던데..

조금 걱정이다

2019년11월3일 am08:00

출근 후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며 인터넷을 하는데

기사에 액상 담배로 인해 미국에서 여러명 죽었다고 한다

처음 액상담배 소식들었을땐

액상담배 점유율이 높아진 탓에 담배로 얻는 세금이 줄어서 언론플레이 하는구나 하고 콧방귀 꼈는데..

실제로 죽었단 기사가 쏟아지는걸 보니

이게 장난 아니게 느껴진다...

물론 미국이야 대마를 섞어서 그랬다지만

불안한건 어쩔 수 없다

요즘 목도 부어오르고 속도 쓰리고

... 액상 담배 탓인가?

...

갑자기 덜컥 겁이 난다

이러다 폐질환 생겨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고생만 죽도록 하다 죽는건 아닌가?

나중에 암걸려서

"아~그때 금연할걸...왜 안해가지고~아...."

이러면서 후회하게 되는건 아닐까?

그때되서 와이프 애들 얼굴을 어떻게 보지?

무섭기도 하고

몸이 안좋기도 하며

땡기지도 않는 지금 이순간!!

금연에 있어 최고의 조건이 성립된 지금 이시기

이참에 그냥 한번 금연해보자

금연 START~~

2019년11월4일

언제 포기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우선 아무도 모르게 시작했다

하루는 버틸만 했다

중간 중간 담배 생각이 나긴했지만

목이 더 붓고 명치쪽 속이 점점 더 쓰려와서

내 의지와는 별개로 저절로 참아 졌다

그런데 ..금연을 하는데도 목이 더 부어 오른다

뭔가 이상하다 니코틴 때문에 이러는건 아닌거 같은데

..독감인가?

독감이여도 문제고 아니여도 문제인데...

일단 독감으로 쓰러지면 홀로 남은 와이프가 힘들기에

독감만은 어떻게든 막고자 병원에 가봐야겠다

.

.

퇴근 후 동네 병원에 방문하니 감기라고 한다

다행이다

니코틴으로 인한것도 아니고 독감도 아니고

일반 종합감기라서~~~

우선 약먹고 아무생각없이 푹 자야겠다

2019년11월5일

감기 약을 먹으니

부엇던 목과 쓰렸던 속이 점차 돌아오는듯 하다

몸이 좋아지는건 분명 좋은 일인데..

몸상태가 좋아질수록 흡연의 욕구가 솟구친다

체감상으론 한 2주 참은 듯 한데

이제 겨우 이틀이라니..

하...겨우 이틀 참았는데 그냥 포기해버려?

이틀이나 참았는데 어떻게 포기해?

시도때도 없이 갑자기 불쑥불쑥 찾아오는 흡연의 욕구

참고 참고 또 참으니 겨우 참아지긴 하는데

정말 미칠노릇이다

가장 심할때는 얼굴과 머리 전체가 마취주사 맞은것처럼 얼얼한 느낌?

그 치과에서 잇몸에 마취주사 맞고 수술 후 풀릴려고 할때의 그 느낌

딱 그 느낌이 얼굴전체와 머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기분이다

이렇게 한번 오면 한 두시간 정도 시달리다 겨우 잠잠해지는데

이거 참는게 체력소모가 정말 엄청난다

하..너무 힘들다

이날은 시간이 나는데로 잤다

잠을 자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2019년11월6일

3일..버텼다

이틀째부터 찾아오는 강렬한 흡연의 욕구는 하루에도 몇번씩 찾아오는데..

올때마다 죽을 맛이다

큰 한숨을 쉬기도 해보고

사탕을 먹어보기도 해보는데

답이 없다

그냥 정신줄 놓고 버티는 수 밖에...

금연을 하면서 한가지 신기한 경험을 해보았는데

금연 1일째부터 3일째까지 와이프가 말하길

자꾸 몸에서 진짜 담배 냄새가 난다고 한다

이게 니코틴이 배출되는 그것인가?

한번 알아보니

- 니코틴빠지는기간 -

첫날에는 니코틴이 20~30% 배출

3일이 넘어가면 50% 배출

일주일이 넘으면 90% 배출

2주정도 안피우면 99%가 배출

나머지 10%가 빠지기가 힘들고

의학적으로 3개월이면 100% 배출

이라고 한다

이제 겨우 50프로 뺐구나

하..일주일만 버텨보자

2019년11월7일

4일째

금연으로 인한 부작용이 하나 생겼다

변이 안나가고 자꾸만 쌓여만 간다

금연 한다해서 무엇인가를 더 먹거나 그러지 않았는데

어느순간 배를 보니 커다란 올챙이가 한마리 있더라

깜짝 놀라 왠 올챙이지? 하고 생각해보니

금연 한다고 한 이후로 화장실을 한번도 안갔었다

정확히는 신호가 안왔다

.

..

보통 나의 시스템은

흡연으로 대장과 괄약근의 긴장을 풀어준 뒤

약 5분 이내에 신호를 받아 바로 쾌변을 하는 시스템인데

금연으로 인해 긴장을 못풀어주니

이사단이 난거다

(참고로 흡연과 배변을 동시에 하는 그런 말종은 아님)

금연으로도 힘든데

이제 변비와도 전쟁을 해야하나 ..,

산넘어 산이다..

2019년11월8일

5일째

드디어 조금씩 잠잠해 지는듯 하다

오늘은 일어날때부터 전혀 담배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그분이(?) 찾아와도

크게 힘들지도 않다

가장 심했을때에 비하면 한 2/3정도?

이렇게 그럭저럭 버틸만 한데

금연으로 인해 삶의 재미가 없어졌다

어제 둘째 생일이라 집에서 간단히 파티 후 정리를 하는데

다 치워갈때쯔음

'빨리 치우고 쓰레기 버리러 가면서 한대 피고 와야지~'

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너무 신나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었는데

이내 곧 금연 중이였단걸 깨닳고는

좌절에 좌절..그리고 또 좌절...

정말 최근들어서 가장 설래고 흥분된 상태였는데..

..

..

사는게 재미가 없어졌다

인생의 낙이 사라졌다

.

현재 지금 상태를 말하자면

막 그렇게 까지 땡기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그냥 한번 어떤 맛이였는지 궁금해서 딱 하나만 펴보고 싶다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하니

뭔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냐며 그게 땡기는거라더라..

2019년11월9일

6일이지나고 7일째 접어들었다

7일째 접어드니 횟수는 엇비슷 한거 같은데

강도가 꽤 줄어들었다

이젠 커다란 심호흡 몇번으로 깔끔하게 잠재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성공할 수 있을거란 희망을 처음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아버지도 젊은시절 엄청난 애연가 였다가

내 나이때 쯔음 갑자기 담배를 끊으셨다고 하던데

나도 이제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되는 것인가?

그런데 그건 그렇고

막 엄청 땡기지는 않은데

여전히 딱 한번은 펴보고 싶다

딱 한번만..

무슨맛이였는지 어떤 기분이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걸 기억해보고 싶은데..

전혀 기억이 안나.,

딱 하나만 펴보고 싶은데

여보 어떻게 하나는 괜찮겠지?

?

??

제발...


일주일간 금연 후기

일단 시작부터 첫하루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2일째부터 4일째가 가장 힘들었다(마의 구간)

이 구간만 정신줄 놓고 버틴다면 롱런할 수 있을거 같다

힘들때는 무조껀 잠을 ~~ 깨어있으면 담배 생각에 더 힘들다 그냥 무조껀 시간만 나면 잠을 자자

진짜 진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땐 흡연자를 따라 가서 간접 흡연이라도 하면 조금 버틸 힘이 생긴다

사람마다 다른데 간접흡연하러 갔다가 돌연 금연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으니 주의하자

마의 구간을 넘어서면 마음이 느슨해지는데...이때 조심하라..여지껏 힘겹게 쌓아올린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수가 있다

(욕구가 강하면 오기로 버티는데 욕구가 약하면 의외로 쉽게 무너질수가 있다)

참고로 릴하이브리드를 이용하였던 난 일주일간 금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변화는 느껴보지 못했다

(예전 연초 태울때 잠깐 금연시엔 신체적 변화가 바로바로 느껴졌었는데...이래도 액상담배가 연초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할것인가?)

나의 경우엔 배가 고프면 더 흡연욕구가 커졌다. 너무 힘들다면 배를 채워보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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