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정한 맛집

진정한 민물장어를 맛보시려거든 여기로 가세요 / 아이도 좋아하는 부산 민물장어 맛집 / 연산동 "힘찬민물장어"

이불변응만변 2019. 8. 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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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부터 일주일간 방학에 들어간 딸아이

이제 곧 기나긴 방학이 끝나갑니다

하~정말 힘드네요

그간 고생한 저와 와이프 그리고 두 아이를 위해

오늘은 체력회복을 위한 외식을 하러 집을 나서기로 했습니다

뭘 먹을까? 이리저리 고민하다

며칠전 장어가 먹고 싶다는 와이프 말이 떠올라 예전에 가봤던

장어집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시골 출신이다보니 어릴적부터 장어는 민물장어만 먹어왔는데요

바다장어나 곰장어는 뭐랄까? 음..단백함도 떨어지고 뭔가 시큼한맛이 나서 못먹겠더라구요

장어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민물장어 인거 같습니다)

제가 부산에 와서 3군데의 민물장어집을 가봤는데

1. 한곳은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집(영도)

2. 다른 한곳은 tv에 나온 맛집(맛****들)

3.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길가다 우연찮게 들른 집

1번과 2번집은 장어가 생물이 아닌 조리된 상태로 나오더군요

(조리된 상태로 받아서 테이블에서 데워먹는 방식)

그래서 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장어의 두께도 얍실하고 수분기가 다 빠져 퍽퍽하고 장어의 특유의 기름기가 주는 단백함도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1번집은 냉장고에서 막 꺼낸듯 장어가 차디 차더군요

그야말로 돈버리고 기분버리고 입맛버리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였습니다

2번집은 와이프 지인이 추천한 곳으로 매장안 커다란 수족관에 수십마리의 살아있는 장어가 있고 tv방송에도 나오고 해서 기대하고 갔었지만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맛이였습니다

양도 적고 얇고 기름기도 없고

방송 출현과 거대 수족관 존재로 관심과 이목을 끄는데는 성공한듯 하나

맛에 있어서는 제 기준으로 실패한 듯 합니다

식사전 포스팅하려고 수십장 사진을 찍어놨다가 그냥 버린 케이스죠

*참고로 두 집을 언급한 이유는 두 가게를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 제가 느껴온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언급한 것이며 맛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 그냥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인 우연찮게 들른 3번째집

연산동에 위치한 "힘찬민물장어"

그 집을 오늘 또 다시 방문하고자 합니다


맛집이라 하더라도 주차공간이 협소하면 방문하기 꺼려지는데요

이곳은 지하철역과 가깝기도 하고 따로 지정 주차장을 마련해 접근성은 좋습니다

양정역에서 시청역으로 가다보면 언덕을 지나 내리막길 중간에 장어집이 있고 내리막길이 끝날 무렵 cu편의점이 보이는데요

cu앞 골목길로 들어서면 지정 주차장인 대림주차장이 보입니다

주차 공간이 정말 넓네요

언제 오든간에 주차걱정은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주차를 마치고 도보로 다시 cu를 거쳐 왔던길을 되돌아가면

1층은 주차장 2층은 직판장 3층은 식사를 할 수 있는 홀 로 구성된

3층 건물의 장어집을 만나실수가 있는데요

키로당 39000원으로 민물장어 가격으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평균가 인듯 하네요

가게입구에 들어서면

구이손님은 2층에서 장어를 구매 후

3층가서 식사를 하라고 안내되어 있어 우선 2층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5시

아직 직장인들 일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장어가 그리 많이 나와있진 않네요

성인둘에 아이한명이면 어떤걸 사야되나 물어보니

보통 1키로에서 1.5키로를 주문한다길래

저희는 가장 왼쪽에 있는 59000원짜리(순살 약758g)를 구매 후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홀은 깔끔하고 상당히 넓습니다

룸은 없으나

창가쪽은 파티션으로 분리를 해놔서 독립된 공간을 느낄 수 있게 되어있네요

장어의 효능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알려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가 한쪽 벽먼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런것만 보면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네요

저는 원래 이런거는 믿지 않지만

[ 동의보감에 나오는 장어 이야기 ]

- 양기를 일으키는 것인데, 5가지 양념을 섞어서 구워 먹으면 보약이 된다

- 부인의 음식창의 종기로 가려운데 기름을 내어 바르거나 태워서 연기를 쏘인다

- 열노와 골증을 치료하며, 허손을 보하니 살을 내서 국을 끓여 5가지 양념을 섞어 자주 복용하면 좋다

- 모든 벌레로 인한 심통으로 침을 토하는 데는 약간 구워서 더울 때 3~5번 정도 먹으면 차도가 있다

- 대하의 백가지 병을 치료하니 굽거나 고아서 복용한다

- 전시, 노채충 및 모든 벌레를 죽이니 자숙하여 오미를 화해서 자주 먹거나 또는 말려 구워먹으면좋다

- 오치와 누창을 치료하니 초염장을 넣어 푹 삶아 익혀 먹는다

- 기름을 취해 바르고 또한 그 살을 복용하면 아주 좋다

- 모든 각기를 주고 치료하니 회를 만들어 자주 먹어도 좋다

동의 보감에서도 장어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걸보니

장어가 진짜 보양식은 보양식인가 봅니다

홀 한켠에는 밑반찬 리필을 위한 셀프바도 있는데

상추와 깻잎의 신선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폭염으로 채소 가격이 폭등한다고 하던데

비싸서 못먹는 채소 여기서라도 많이 먹고 가야겠네요

*참고로 명이나물도 리필이 가능한데 셀프바에는 없고 홀에 계시는 이모님께 말씀드리면 직접 가져다 주십니다

더불어 중앙에는 작은 화단과 연못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연못에 새끼 손톱만한 물고기가 있어

숯불이 준비되기 전까지 딸아이와 잠시 물고기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더군요

단촐한 기본세팅입니다

식사전 배를 채울만한게 하나 없네요

이말은 즉 장어만으로 승부보겠단 말인데 기대됩니다

5분 후 숯불이 도착했습니다

2층에서 구매한 장어

크기와 두께 모두 만족스러운 크기네요

불판이 달궈지기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딸아이

잘 먹어 줘야 할텐데요..

어느정도 불판이 달궈줬다 싶어서 제가 직접 구울려고 했더니

홀에 계시는 이모님이 후다닥 오시더니 직접 구워주시네요

한판에 5덩어리가 올라가는데

꼬리가 두개인걸 보니 두마리 인가 봅니다

아..그거 아시나요? 예전에 tv에서 본듯 한데

흔히 장어에서도 꼬리가 막 정력에 좋다 최고다 그러는데

몸통이나 꼬리나 똑같다는 사실!!

 

이모님이 정말 맛있게 잘구어주시고

이쁘게 잘 잘라주셨는데요

역시 전문가는 다르네요 눈여겨 잘 봐뒀으니

다음에 잘 따라해봐야겠습니다

 

예쁘게 노릇노릇 익어가는 우리 장어!!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까지~

침샘이 폭발합니다

이렇게 양념장에도 찍어도 먹어보고

명이나물에도 쌈 싸먹어도 보고

상추 깻잎에도 쌈싸먹는데

장어가 도톰하고 육즙(?)이 안에 잘 담겨 있어

어떻게 먹어도 맛있습니다

어느정도 기름이 빠진 상태라 적당히 촉촉하고 느끼하지 않아 좋습니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장어구이

딸아이도 맛 있다며 아기새마냥 낼름 잘 받아먹네요

어느덧 정신없이 먹다보니 한판을 다 먹어버렸네요

불판 재 정비를 위해 기다리는 중

첫째가 얼마 먹지 못하고 눈꺼풀이 무거워 지는듯 하더니 스르르 잠이 들기 시작하네요

일어나~~

일어나서 장어 더 먹고 자~~

흔들어 깨워도 안일어나고 결국엔 이렇게 꿈나라로~

그 사이 안겨서 잠들고 있던 둘째는 일어나

여기는 어딘가?

엄마 아빠가 나 빼고 뭘 먹고 있나 두리번 거리며 초롱초롱~

기가막히도록 완벽한 바톤터치 순간이네요

기다리는중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됐는데

상차림 비용이 4천원 이였네요

먹는 내내 바쁘신데 불구하고 직접 오셔서 구어주시고 예쁘게 잘라주신 이모님께 죄송함과 더불어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게 상차림 비용에 포함되어 있다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두번째 판도 잘 부탁 드려야겠네요

남은 3덩어리 다시 시작합니다

한판을 다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잘린 장어를 보니 또 식욕이 솟구치네요

이번에는 공깃밥 하나를 시켜 밥과 함께 쌈을 싸먹었는데요

이 역시 맛있네요

밥과 함께 삼겹살을 쌈 싸먹는 듯한 느낌인데요

전혀 어색함없고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두번째 판은 장어의 많은 기름기로 자칫 느끼할 수 있었을텐데

밥과 함께 먹으니 전혀 그런 느낌은 받지 못해서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딸아이가 조금밖에 못 먹고 잠들어서 아쉽지만

와이프도 만족하고 저도 만족하고

곧 집에가서 장어젖을 먹게 될 둘째도 만족하겠죠?

성인 2인기준 순살 758g은 조금 많은듯 하니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1kg (순살기준500g)을 주문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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